TK 흔들린 보수…정권 교체에 지역 민심도 변화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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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흔들린 보수…정권 교체에 지역 민심도 변화 감지
  • 권기상 기자
  • 승인 2025.06.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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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상승·여권 인사 부각 속 “이젠 민생과 지역발전” 목소리 커져
▲사진 경북일보
▲사진 경북일보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서,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민심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거승로 평가되고 있다.

5일 대구경북권 한 일간지 경북일보에 따르면 지역 유권자들은 정권 교체라는 결과에 대해 실망과 기대가 뒤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무엇보다 민생 회복과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실질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경북일보에 따르면 대구의 투표율은 80.2%, 경북은 78.9%로 집계돼 지난 대선보다 각각 1.5%포인트, 0.8%포인트 상승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대구에서 67.5%, 경북에서 64.0%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2022년 윤석열 후보가 얻은 대구 75.1%, 경북 72.7%보다 하락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대구 24.1%, 경북 28.2%로 상승세를 보였다.

영천은 김문수 후보의 고향임에도 전반적으로 침통한 분위기다. 한 시민은 “고향 출신 대통령이 나올 줄 알았는데 아쉽다. 80% 넘는 득표를 기대했지만 결과가 달라 허탈하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이 뚜렷한 지역 특성상 이번 결과는 단순한 낙선 이상의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실망 속에서도 희망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이자 영천 출신인 이영수 씨가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 지역 정치 관계자는 “정권은 바뀌었지만 영천 출신 여권 핵심 인사가 여전히 주목받고 있는 만큼 지역 예산 확보나 현안 해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미에 거주하는 심모 씨(40대·남)는 “이젠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며 “수도권만 발전시키지 말고 지방 기업도 숨통을 틔워야 한다. 구미는 KTX도 안 선다. 청년들이 아이 낳고 키울 수 있으려면 일자리·주거·교육비부터 확실히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이 이제라도 진짜 민심을 좀 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포항의 이상훈씨(29)는 “김문수 후보가 꼭 당선되길 바랐는데 아쉽다”며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펼 후보라고 믿었기에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포항은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재해와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쌓여 있다”며 “중앙정부가 지방도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는 인식으로 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구 지역에서도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신천동 자영업자 유장건 씨(64)는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힘을 지지했지만 이준석 후보를 선택했다”며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와 성남시장을 역임한 점을 보면 국정 운영 능력은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국회 모두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이라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한 우려가 지역에 있다”며 “탕평책으로 국민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장진호 씨(37·수성구)는 “실망했다”며 “대법관 증원 추진, 내란 및 채상병 특검법 등 민주당의 입법 주도에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독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다음 지방선거나 총선에서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성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여원우 씨(21)는 “마땅히 뽑을 후보가 없어 이준석 후보를 선택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가족은 모두 김문수 후보를 지지했지만, 친구 중엔 무효표를 행사한 이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각 후보의 공약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대통령이 대학생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은 TK 지역 유권자들에게도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민생 회복과 지역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는 공통된 요구로 나타나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시민들은 “이제는 약속을 실천할 시간”이라는 시선을 정부에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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